2009년 11월 21일
시라츄 탐험부

벌써 5년전(2004년)의 일이다. 집에서 할 게임이 없어 뒹굴거리던 중에 친구랑 용산에 갔는데, 전부터 눈독 들이던 게임이 아직 45000원인지라, 그 게임은 포기하고, 역시 전부터 흥미가 있던 시라츄 탐험부를 29000원에 구입했다.(이때는 학생이라 돈이 궁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노벨류의 게임을 좋아하고, 특히 노벨 중에서도 주제가 연애인 것보단 미스터리 물을 더 좋아한다.(카마이타치의 밤이나 제절초 같은 류의 사운드 노벨) 이런 노벨의 주제가 연애가 되면 뭐랄까... 선택문을 선택할 때 성공/실패를 너무 의식해서 정말로 자기가 '이렇게 고르면 재미있겠다'나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할 거다'라는 듯한 선택문을 못 고른다는 느낌이라서, 연애가 주제인 노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이 리뷰도 몇년전에 작성한 것인데 요즘 포스팅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재탕의 길을 걷게 되었음. 예전에 쓴 글을 읽다보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2. 대략적 줄거리
게임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후지에다 다카히로가 자기는 쓴 기억이 없는데 자신이 쓴 듯한 글씨체로 쓰인 편지를 받고 친구들과 고향인 시라가하마로 내려가서 예전의 중학교 친구들과 재회를 하는데, 친구들 모두 8년전에 어떤 일이 있어서 뿔뿔히 이사를 갔는지 기억 못하고, 그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파헤쳐가며, 어릴 때 찍은 사진에서 얼룩에 가려진 마지막 인물이 누구고, 그는 왜 지금 같이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밝혀나가는 이야기.
3. STB GO!(본론)
하여튼, 설레는 마음에 집에 와서 플스에 넣고 전원을 넣었다. 꽤 훌륭한 수준의 무비가 나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3분만에 선택문을 잘 못 골라서 배드엔딩... 하여튼, 첫날 6시간 다음날 3시간 정도 붙잡아서 진엔딩 보고 앨범 다 채우고 엔딩 다 모았다. 시나리오의 볼륨이 매우 적은 느낌이다.(이건 일본어 노벨만 보다가 한글로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분기가 많긴 많은데, 일단 진엔딩 1개와, 해피엔딩 3개(+1)을 제외하면 거의 개그 위주이거나 뜬금없는 것들이 많고 너무 짧은 것들이라서 1번 클리어한 다음의 재도전할 의욕이 생기기가 쉽지 않다. 이런 류의 게임에선 한번 클리어한 다음에도 선택문이 늘어나거나 스토리가 바뀌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운 요소 중의 하나인데... 거기다가 진엔딩 루트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것도 좀 아쉽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에서는 카마이타치의 밤2의 소코무시무라편처럼 일본 신화 내지는 전설을 많이 인용하였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였다기 보다는 일방적인 해설로 때웠다는 느낌이 든다. 작중인물이 혼자 실컷 설명해주고 이해됐어?하고 물어보는 느낌. 이해가 안 됐으면 다시 한번 설명해줘!를 선택하고 또 똑같은 텍스트를 반복하는 식.
무비 퀄리티도 좋긴 한데 찔끔찔끔 보여준다는 느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보여주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보여줘야 기억이 하나하나 돌아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연출이겠지만. 사카모토 마야가 부른 오프닝곡도 괜찮음.
실로 매니악하기 짝이 없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선, 뭐라고 할 말이 없지만 이런 게임은 스토리가 중요하니 그냥 넘어갑시다. 물론 비쥬얼 노벨은 사운드 노벨과 달리 시각적인 면이 더 중시되긴 하지만...
4. 한글화
우선 한글화 수준은 그럭저럭 괜찮다. 의역을 좀 많이 했는데, 내용파악엔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는 듯하고, 언어유희라든가 하는 부분도 그럭저럭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5. 결론
개인적으론 사람들이 한명씩 죽어나가는 살인극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이야긴 아니고 비교적 평화로운 이야기였다는 점이 좀 아쉽다.(물론 이건 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고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감, 설정은 평화로운 이야기 쪽이 어울린다)
하여튼, 너무 금방 끝내버려서인진 몰라도, 시나리오 볼륨이 작다는 것만 빼면 해볼만한 게임이다.
# by | 2009/11/21 14:02 | 게임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