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우타노 쇼고)

  보통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두가지 의미로 '속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 하나는 연애소설 같은 표지와 제목에, 또 하나는 작가의 서술트릭에. 그런 평을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필자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연애소설이 아니라 미스터리 소설이다. 그리고 작가는 뭔가 대단한 서술트릭을 쓸 것이다.라면서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트릭 혹은 반전이 무엇일까...하고 생각하며 읽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프리터 나루세는 지하철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한 여자-사쿠라를 우연히 구하게 된다. 그녀를 까맣게 잊고 지내던그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것이 그녀와의 질긴 인연의 시작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한편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뺑소니 사건의 진범을 찾는 일을 얼떨결에 맡게 된 그는 얼치기 탐정 흉내를 내며 보험 사기 조직의 뒤를 캐다가 심각한 위기에빠지고 마는데...(왠지 필자가 직접 줄거리를 얘기했다간 중요한 부분을 말해버릴 것 같아서 책 뒷표지의 내용을 인용했음)

 그렇다면 소문의 반전이란?!(스포일 있을지도...)

by Yggdrasil | 2010/01/22 19:54 | 독서 | 트랙백 | 덧글(2)

독서 총결산(2009.1.13~2010.1.12)

■ 소설
세일러복과 기관총(아카가와 지로)
연애사진(이치카와 다쿠지)
어제의 세계(온다 리쿠)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미치오 슈스케)
고백(미나토 가나에)
인형, 탐정이 되다(아비코 다케마루)

■ 비소설
카론의 동전 한 닢(정갑영)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클림트, 황금빛 유혹(신성림)
어느 조직에서도 살아남는 업무력(조재천)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홍사종)

 참... 회사 다닌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본래 취미였던 책(주로 미스터리)읽기를 게을리 했네요. 6개월마다 결산 내던 것도 읽은 책이 너무 없다는 핑계로 1년에 한번 해버리고, 그것도 1달에 한권 꼴도 안 되서 마지막에 1달에 한권 꼴 채우려고 짧은 책만 골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12개월에 11권... 반성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소설에 관해서는 일단 사놓은 책 먼저 다 읽고 다른 책 사야지... 싶었는데 오늘도 충동을 못 이기고 지금까지 전권 수집한 '판타스틱' 22호와 '허무에의 제물'을 구입해버렸네요. 읽어야 할(=사놓은) 책들은 쌓여만 가네요. 당분간 신간은 구입 안 하고 아래 리스트를 하나 하나 지워갈 것을 결심...은 해야겠죠. 올해 속도로 읽는 다면 다 읽는데 1년도 넘게 걸리겠네요-_-

■ 현재 진행중인 책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우타노 쇼고)

■ 사놓고 안 읽은 책(비소설 제외)
흑과 다의 환상(온다 리쿠) - 이 블로그의 역사와도 같이... 제대하고 샀는데 3년째 쌓아놓고만 있음.
옛날에 내가 죽은 집(히가시노 게이고) - 히가시노 게이고 것은 당분간 읽지 않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치카와 다쿠지) - 연애나 로맨스 소설은 취미가 아니지만 영화가 꽤 감동적이었음.
도구라 마구라(유메노 큐사쿠) - 2권 이상인 책은 체력이 후달려서 언뜻 손이 안 감... 게다가 한번 읽고선 이해하기 힘들다는데.
심플 플랜(스콧 스미스) - 이건 한권짜리긴 한데 활자도 촘촘하고 두껍다;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야마구치 마사야) - 이것도 꽤 두껍다.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아야츠지 유키토) - 얼른 읽어야 되는데...
항설백물어(교고쿠 나츠히코) - 애니를 먼저 봐서 그런지, 손이 잘 안 간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1/2(H. P. 러브크래프트) - 고전인데다가 단편이라 차안에서 짬을 내서 읽기 좋을 줄 알았는데 다른 책에 밀림.
허무에의 공물(나카이 히데오) - 결심을 깨고 오늘 사버렸음-_- DMB 치고는 가격이 엄청 센 편.

 그나저나 이 블로그도 3주년~ 제대했을 때의 날렵한 몸매와 새로운 생명을 얻은 듯한 기분은 온데 간데 없고 지금 여기 남아있는 건 공학인증 뱃살뿐. 내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 못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여기 오시는 몇 안 되는 분들,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by Yggdrasil | 2010/01/12 20:47 | 독서 | 트랙백 | 덧글(4)

인형, 탐정이 되다(아비코 다케마루)

※ 저자명의 표기는 '아비코 다케마루'로 통일합니다.

 필자를 미스터리 소설의 세계로 입문시킨 계기를 준 아비코 다케마루의 인형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사운드 노벨 '카마이타치의 밤'의 유머러스한 분위기 - 하지만 본격적인 사건에 들어가고 나면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지는 - 에 감탄한 필자는 아비코 다케마루의 소설 두 권(앞의 리뷰들 참조)이 나오자 바로 구입해서 읽었다. 하지만 앞서 출판된 작품에 카마이타치의 밤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상당히 극단적인 전개와 서술트릭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이었다.(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좋았다.) 그에 비해 이번에 출간된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짐작가능하듯, 소소한 일상 속의 미스터리를 다루는 코지 미스터리이다.(물론 사람이 죽기도 한다.) 아비코 다케마루의 카마이타치의 밤 외에도, 아카가와 지로의 '마녀들의 잠'을 흥미롭게 즐긴 나는 그나마 한국에 출판이 많이 된 편인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을 몇권 읽어봤는데... 국내에 출간된 아카가와 지로의 책은 대부분 밝고 명랑해서 술술 읽히는 건 좋은데 트릭이 너무 얄팍하다 싶은 것도 있고 해서 미스터리의 본래 재미가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도 왠지 그런 분위기라 읽을지 말지(=살지 말지) 조금 갈등되었지만, 카마이타치의 밤을 믿고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구입했음.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세노오 무츠키는 유치원 크리스마스 행사에 초대된 복화술사 토모나가 요시오와 그의 인형 마리오의 공연을 보게 되고, 우연히 마리오의 비밀 - 단순한 복화술 인형이 아니라는 사실 - 을 알게 된다. 이후에 마리오의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을 마리오가 차례차례 해결해 나가게 되는데... 

 사실 인형이 추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 리가 없다. 그 이전에 인형이 '주체적으로'(=전기에 의해 녹음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형을 탐정으로 내세웠을때 어떤 식으로 추리할지가 조금 궁금하다. 결국 복화술사가 인형의 목소리를 빌어서 추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초자연적으로 생명이 깃들어 있다고 할지, 추리는 다른 사람이 하고 인형은 사건을 풀어나가는 수단에 불과한 것인지...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 본 작품에서는 단순히 복화술사의 연기가 아닌 토모나가의 다른 인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뭔가 독특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을 것 같지도 않은 설정이다.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스토리 자체는 밝고 명랑하며, 복잡한 사건의 구성이나 트릭 같은 것은 없다.(그래도 '인형은 텐트에서 추리한다' 편의 트릭은 조금 기발했을지도...) 필자 본인은 트릭보다는 긴장된 분위기 같은 것을 즐기는 편인데 애당초 그런 것을 이런 소설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 것 같음. 이런 책은 그냥 주인공들의 연애사 진전이나 기대하면서 가볍게 읽어야 할 듯. 다음권은 이미 나온 모양인데, 필자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야할지 망설여지는 중.

by Yggdrasil | 2009/12/27 15:45 | 독서 | 트랙백 | 덧글(2)

고백(미나토 가나에)

 종업식날, 모리구치 선생은 차갑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자신의 딸 마나미는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당했으며, 그 범인은 바로 자신의 반 학생 A와 B라고. 차가운 독백이 이어지고, 그 독백이 끝날 때쯤에 학생들은 방금 전에 들은 일에 경악을 금치 못 하게 되고, 그 사건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

 우선 첫 챕터를 읽었을 때, 생각과 많이 달랐다.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 대화 혹은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독백인데다가, 표지나 광고멘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주는 선입견인지, 화자의 담담한 고백으로 청소년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 청소년(혹은 유소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내용일 줄 알았으나... 아니, 그런 의도나 내용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 "세상에나." 싶을 정도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이후의 챕터에서는 주변 인물들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책 분량도 길지 않은 만큼 사건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다. 게다가 각 챕터가 시점만 바꿔서 사건을 재조명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사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큰 내용 전개는 있지 않은 듯.(그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쓸때 엑스트라급 인물까지 '작중 등장인물 이력서'을 만들 정도로 세세하게 준비했다는데, 그 말이 납득이 갈만큼 인물들의 관계와 입장의 차이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주변 인물들의 독백을 통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 단순한 악의, 장난에 의한 사건이 아닌 수많은 사연과 요인이 얽혔기에 벌어진 사건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위에서 계속 긍정적인 점만 이야기했는데, 거슬리는 부분도 다소 있다. 바로 이 소설 등장인물 중에는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 없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을 다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점. 심지어는 사랑하는 어린 딸을 잃어버린 어머니까지도 제 정신이 아닌 사람 같아서 다 읽고 나면 참 복잡한 기분이 든다.

 자칫 진부해지 쉬운 소재를 세밀한 인물 묘사와 그 사이의 관계 묘사, 의외의 전개로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책 자체도 그리 길지 않으니 한번 읽어볼만한 책.

by Yggdrasil | 2009/12/18 23:03 | 독서 | 트랙백 | 덧글(4)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미치오 슈스케)

 방학식 날, 미치오는 결석한 급우 S의 집에 과제물을 전달해주러 간다. 미치오가 사는 마을에는 개와 고양이가 연이어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 - 그 시체들은 하나같이 다리가 부러져있고 입에 비누가 물려있는 - 이 발생하였는데, S는 평소 음침한 성격 때문에 그 사건의 범인이 아닌가하는 소문이 있는 친구다. S의 집에 도착한 미치오는 S가 목을 매달아 자살한 것을 발견하게 되고 학교에 알리지만, 선생님과 경찰이 찾아갔을 때에는 시체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미치오는 세살 난 여동생 미카와 함께 진상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사실, 이 책의 리뷰를 쓴다는 게, 어떤 식으로 써도 스포일이 될 것 같다. 심지어는 출판사의 리뷰나, 책표지에 써있는 다른 작가들의 평만 읽어도 스포일이 될 수 있다.(필자도 그랬고) 그래서 이 리뷰를 쓸까 말까 상당히 고민스러웠는데, 어차피 오는 사람도 별로 없는 블로그인데 그냥 쓰기로 했음.

 사소한 거라도 스포일 가능성 다수 포함!

by Yggdrasil | 2009/12/06 19:45 | 독서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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