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츄 탐험부

1. 서론...
 벌써 5년전(2004년)의 일이다. 집에서 할 게임이 없어 뒹굴거리던 중에 친구랑 용산에 갔는데, 전부터 눈독 들이던 게임이 아직 45000원인지라, 그 게임은 포기하고, 역시 전부터 흥미가 있던 시라츄 탐험부를 29000원에 구입했다.(이때는 학생이라 돈이 궁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노벨류의 게임을 좋아하고, 특히 노벨 중에서도 주제가 연애인 것보단 미스터리 물을 더 좋아한다.(카마이타치의 밤이나 제절초 같은 류의 사운드 노벨) 이런 노벨의 주제가 연애가 되면 뭐랄까... 선택문을 선택할 때 성공/실패를 너무 의식해서 정말로 자기가 '이렇게 고르면 재미있겠다'나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할 거다'라는 듯한 선택문을 못 고른다는 느낌이라서, 연애가 주제인 노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이 리뷰도 몇년전에 작성한 것인데 요즘 포스팅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재탕의 길을 걷게 되었음. 예전에 쓴 글을 읽다보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2. 대략적 줄거리
 게임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후지에다 다카히로가 자기는 쓴 기억이 없는데 자신이 쓴 듯한 글씨체로 쓰인 편지를 받고 친구들과 고향인 시라가하마로 내려가서 예전의 중학교 친구들과 재회를 하는데, 친구들 모두 8년전에 어떤 일이 있어서 뿔뿔히 이사를 갔는지 기억 못하고, 그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파헤쳐가며, 어릴 때 찍은 사진에서 얼룩에 가려진 마지막 인물이 누구고, 그는 왜 지금 같이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밝혀나가는 이야기.

3. STB GO!(본론)
 하여튼, 설레는 마음에 집에 와서 플스에 넣고 전원을 넣었다. 꽤 훌륭한 수준의 무비가 나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3분만에 선택문을 잘 못 골라서 배드엔딩... 하여튼, 첫날 6시간 다음날 3시간 정도 붙잡아서 진엔딩 보고 앨범 다 채우고 엔딩 다 모았다. 시나리오의 볼륨이 매우 적은 느낌이다.(이건 일본어 노벨만 보다가 한글로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분기가 많긴 많은데, 일단 진엔딩 1개와, 해피엔딩 3개(+1)을 제외하면 거의 개그 위주이거나 뜬금없는 것들이 많고 너무 짧은 것들이라서 1번 클리어한 다음의 재도전할 의욕이 생기기가 쉽지 않다. 이런 류의 게임에선 한번 클리어한 다음에도 선택문이 늘어나거나 스토리가 바뀌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운 요소 중의 하나인데... 거기다가 진엔딩 루트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것도 좀 아쉽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에서는 카마이타치의 밤2의 소코무시무라편처럼 일본 신화 내지는 전설을 많이 인용하였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였다기 보다는 일방적인 해설로 때웠다는 느낌이 든다. 작중인물이 혼자 실컷 설명해주고 이해됐어?하고 물어보는 느낌. 이해가 안 됐으면 다시 한번 설명해줘!를 선택하고 또 똑같은 텍스트를 반복하는 식.
 무비 퀄리티도 좋긴 한데 찔끔찔끔 보여준다는 느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보여주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보여줘야 기억이 하나하나 돌아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연출이겠지만. 사카모토 마야가 부른 오프닝곡도 괜찮음.
 실로 매니악하기 짝이 없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선, 뭐라고 할 말이 없지만 이런 게임은 스토리가 중요하니 그냥 넘어갑시다. 물론 비쥬얼 노벨은 사운드 노벨과 달리 시각적인 면이 더 중시되긴 하지만... 

4. 한글화
 우선 한글화 수준은 그럭저럭 괜찮다. 의역을 좀 많이 했는데, 내용파악엔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는 듯하고, 언어유희라든가 하는 부분도 그럭저럭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5. 결론
 개인적으론 사람들이 한명씩 죽어나가는 살인극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이야긴 아니고 비교적 평화로운 이야기였다는 점이 좀 아쉽다.(물론 이건 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고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감, 설정은 평화로운 이야기 쪽이 어울린다)
 하여튼, 너무 금방 끝내버려서인진 몰라도, 시나리오 볼륨이 작다는 것만 빼면 해볼만한 게임이다.

by Yggdrasil | 2009/11/21 14:02 | 게임 | 트랙백 | 덧글(0)

어제의 세계(온다 리쿠)

 참 오래간만의 포스팅. 온다 리쿠의 미스터리를 몇 권 읽은 후, 한동안 온다 리쿠의 책은 읽지 않기로 생각했다. 뭐랄까 분위기는 상당히 잘 잡는데 막상 뒷수습은 좀 대충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기 때문인데... 이번엔 작가의 문학세계를 집대성했다는 떡밥에 낚여 결국 읽게 되었는데, 한동안 바빠서 진도가 더럽게 안 나가다가, 틈틈히 한 챕터씩 읽다가 몇달이 걸려서 다 읽게 되어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탑과 수로의 고장인 M마을의 미나즈키 다리 위에서 이치카와 고로라는 남자가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남자는 1년전에 도쿄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춘 후, M마을을 배회하며 탑과 수로를 기웃거렸던 것 같다. 죽은 남자에게는 한 번 본 이미지를 절대 잊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특수한 능력이 있다. 과연 이 남자는 무엇을 보았고 왜 살해당했을까? 그리고 마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세 개의 탑, 수로, 그리고 밑에 물이 흐르지 않는 미나즈키(水無月) 다리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독자들은 모닥불 피우기를 좋아하는 소년, 역무원, 또다른 자신의 환영을 쫓는 양조장 주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체험과 수기를 통해 이치카와 고로의 행적을 쫓게 된다. 그들이 고로와 조금씩 접촉하면서 사건의 진상과 고로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이유로 마을에 왔는지 서서히 밝혀지게 된다. 하지만 어느 독자들도 마지막 두 챕터에서 고로의 독백을 읽기 전까지는 사건의 핵심에는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심오하고 큰 반전이 있다기 보다는... 또 당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전까지 이웃도시를 적대시하는 논리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만, 탑에 관한 설명은 좀 부실하지 않았나 싶다. 역사 스테인드 글라스에 새겨진 그림도 자세한 언급이 없다. 작가가 소설 내에서 강조했던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는 속담처럼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는 설명해 줘야 될 것 아닌가; 마지막에 나오는 고로의 독백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에서 기억을 되찾은 리세의 설명처럼 휙휙 지나가는 내용이라 표지에서나 광고문구에서 제기한 '영원에 가까운 기억력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며, 그것은 불행일까, 아니면 행복일까'라는 논제도 얼렁뚱땅 지나간 느낌이다.(이거야 출판사 측에서 붙인 멘트일지도 모르겠다만) 게다가  미나즈키 다리 살인사건의 허무함이란...

 그러고보니 다 읽고 나서야 느꼈다. 표지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_-;

by Yggdrasil | 2009/11/14 21:12 | 독서 | 트랙백 | 덧글(6)

세일러복과 기관총(아카가와 지로)

 애당초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 유명한 책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작가가 아카가와 지로인 것은 몰랐다. 게다가 그냥 청춘 소설일 줄 알았는데 미스터리라는 광고에 혹해서 읽게 되었음. 한동안 회사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책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가, 그다지 길지 않길래 - 오히려 짧은 편에 속하겠지만, 책 읽는 속도가 느린 관계로 - 금방 읽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아카가와 지로의 미스터리 소설은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은 밝고 가벼워서 읽기는 편한데 전반적으로 긴장감이나 박력이 부족한 느낌이라 미스터리 소설에서 그런 재미를 찾는 나의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멀긴 하다. 사실 아카가와 지로를 처음 알게 된 건 게임 '마녀들의 잠' 때문이었는데, 그 게임의 긴장감 넘치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흥미를 느낀 나에게 그가 쓴 가벼운 분위기의 소설들은 기대와 많이 달랐기 때문에, 이번에도 읽을까 말까 굉장히 망설였다.

 갑자기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게 된 고등학교 2학년인 호시 이즈미는 얼떨결에 야쿠자 송사리파의 두목이 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일련의 끔찍한 사건과 마주치면서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에 대해 접근해 나가고 송사리파의 훌륭한 두목으로 성장해 간다...는 이야기인데, 생각보다는 미스터리 소설적인 요소(살인사건이나 비밀의 해명 등등)는 많은 편이었는데, 그래도 이야기의 주는 그런 미스터리 요소가 아니라 발랄한 여고생이 특유의 성격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스토리에 중점을 맞춘 듯 하다. 그런 관계로 가벼운 청춘 소설을 기대하고 읽으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하고 읽으면 아마 기대에 못 미칠 듯? 아, 그래도 결말은 조금 찡했다. 대체로 이런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by Yggdrasil | 2009/05/07 22:58 | 독서 | 트랙백 | 덧글(4)

PreSTC 끝~

 지난해 12월 22일부터 PreSTC에 입과해서 교육을 받았는데... 마지막 학기 때 본 면접들에서 여러 가지로 자존심 상하고 자신감을 잃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졸업할 때 다 되서 수능을 다시 보겠다느니 전과를 하겠다느니 별 현실성 없는 생각도 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교육 입과. 그런 관계로 입과 전에는 다음과 같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과 전의 다짐.

by Yggdrasil | 2009/01/22 20:52 | 일기 | 트랙백 | 덧글(10)

독서 총결산(2008.7.13~2009.1.12)

■ 소설
고층의 사각지대(모리무라 세이이치)
방과 후(히가시노 게이고)
연기로 그린 초상(빌 S. 밸린저)
백기도연대 風(교고쿠 나츠히코)
기나긴 순간(빌 S. 밸린저)

■ 비소설
어느 수상한 여직원의 판매일기(김선미)
이계사고(오타키 레이지)

 2008년 상반기에 취업이 되고 나서 책이나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반기에 의외로 바빠서 지난번 총결산 때보다 딱 1권 더 읽었네요. 게다가 이제 직딩이 된 터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 앞으로는 일단 사놓은 책이라도 다 읽을 수 있으면 다행.

by Yggdrasil | 2009/01/13 23:50 | 독서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