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22일
방과 후(히가시노 게이고)

세이카 여고의 수학교사인 마에시마는 2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자신의 바로 옆에 화분이 떨어지고, 수영장에서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코드에 감전사 당할 뻔 한다. 그러던 중 밀실이었던 학교의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주임이었던 무라하시 선생이 살해당하고, 경찰은 학교의 문제아였던 다카하라 요코를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별다른 진전없이 수사가 진행되던 중, 학교 축제의 가장행렬 중에 피에로로 분장했던 동료교사 다케이 역시 살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다케이 선생이 분장한 피에로는 원래 마에시마가 분장하기로 한 것을 바꾼 것. 운 좋게 위기를 모면했지만 사건은 여전히 풀릴 생각을 안 하는데...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범인을 제대로 맞춘 적이 없기에 "이번엔 정말 이 사람이 범인이다!"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다; 나름 별 일 아닌 듯이 지나가는 듯한 복선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주요 사건과는 별 관계도 없는 내용이었고, 그냥 부차적인 내용이었을 뿐이다; 남들은 추리소설을 읽으면 범인이 뻔히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언제쯤 그런 경지에 이를 것인가... 잡설이 길었다. 각설하고, 배경설정이나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범인의 동기일수도 있고, 문제삼고자 하는 사회의 풍조일 수도 있고)는 요즘 시점에서 보면 진부하고 설득력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책이 처음 나온 게 80년대라고 생각하면 당시로서는 훌륭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최소한 평작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
범인의 동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범인의 살인 동기는 이해가 된다. 충분히 사람을 죽일 계기가 될 법한 사건이다. "그 사람들이 살아있는 한, 나는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안 나"라는 문장도 적절했다. 하지만 나에겐 그것을 일반화 시킨 말이 납득되지 않는다. 주인공 마에시마와 오타니 형사의 대화에서,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는 없다. 내가 둔감하고 무덤덤한 남자라서 여고생들의 그런 심리를 이해 못 하는 것인가? 아니면 작가가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해서 거부감이 오는 것인가?
아무튼 위의 문단은 그렇다치고, 작품 자체는 괜찮다. 작가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떡밥(단서)도 던져주고,(물론 범인을 맞추진 못 했지만;) 내용전개도 비교적 매끄럽다. 이런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글쓰는 재주는 타고나는 건가? 싶기도 하다.
# by | 2008/08/22 00:30 | 독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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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실은 알아냈다기보다 히가시노라면 이 사람이 범인이다! 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