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도 이제 끝~

 그동안 속 많이 썩였던 내장형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가 수요일에 끝나버렸습니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블루투스 네트워크 장기 게임'. 블루투스에 터치스크린이라니 제목만 들으면 그야말로 트렌디한 것들의 집합. 그런데 그것들이 사람을 몹시 피곤하게 만들더라~ 그래서 팀이름이 Bluetooth... 너마저! 였습니다. 총 3주 동안, 그것도 초반부터 거의 이 과목에만 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3주 중 일주일에 3번은 밤 샌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매우 피곤하긴 하나 그래도 데모도 비교적 무난히 끝나서 그냥 그럭저럭 만족. 목요일에는 캡스톤 프로젝트 과목 최종 발표. 학기 초에 괜히 삽질해서 논문과 별개로 프로젝트 진행한다고 하다가 한 학기 내내 피 봤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거의 손도 안 댄 사람이 많아서 비교적 무난히 끝난 것 같음. 거기다가 논문도 교수님께서 논문, 프로젝트 두 개 다 하는 걸 좀 높게 보시는지 별 말씀 없이 통과시켜 주시는 것 같아서 모든 상황 종료. 거기다가 이번에 들은 두 과목이 프로젝트는 어려운데 시험은 안 보는지라 시험도 없음. 오늘 졸업예정자신고서까지 학과사무실에 제출~

잘 가라 토마스(의미불명)


 아 정말 근 7년동안(군휴학, 휴학 포함) 다니던 학교를 떠날 날이 왔네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정도가 아니라 막장 테크를 제대로 타서,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을 정도입니다. 애당초 고딩 때부터 이과에 온 것도 잘못이고 그 중에서 하필 공대를 고른 것도 잘못이고 그 중에서도 컴퓨터공학을 고른 것도 잘못이고... 에휴, 중간에 전과를 안 한 것도 잘못이고... 내 옆에서 이과 가라고 하거나 전과한다고 깝칠 때 이과에 남아있으라고 말린 사람들 다 때리고 싶을 정도-_-

 그나저나 22일 드디어 입사 교육... 이제 직딩이 되는 일만 남았음~ 그 전까지 어디 놀러나 다닐까 했는데 환율은 오르고 날씨는 추워서 나가기는 싫고... 게다가 친구들은 시험이라 혼자 놀기도 그렇고... 그냥 이대로 살다 죽을래;

by Yggdrasil | 2008/12/06 02:24 | 일기 | 트랙백 | 덧글(4)

백기도연대 風(교고쿠 나츠히코)

 
 에노키즈와 그 일당들의 활약 제2탄 - 이번에도 여전히 미스터리적인 요소는 별로 없고 그냥 화자인 모토시마가 에노키즈가 벌이는 사건에 우연히(?) 휘말리는 이야기. 최초 등장할 때에는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름 사려 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더니(이때는 오히려 말수는 적은 편이었던 것 같은데,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말이 많아진다) 광골의 꿈부터는 완전 초딩이 되어버려서 이거 원... 가끔가다가 작가가 너무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 백기도연대 雨에선 책 중간중간의 삽화가 나름 마음에 들었고 그 삽화 중의 하나가 표지였는데, 이번엔 요괴그림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그러면서 백기도연대 雨도 표지가 요괴그림으로 바뀌어서 새로 나왔다는 것.(그림 자체는 책 속의 삽화쪽이 마음에 들지만 책꽂이에 꽂힐 책은 통일된 것을 좋아하는 터라서)

 내용이야 뭐... 교고쿠도 시리즈 본편과는 다르게 가벼운 이야기 지향이라 '우부메의 여름'의 음침한 분위기라든가, '망량의 상자'의 기이한 분위기와 충격적인 결말 같은 건 없다. 본편에 실린 단편 3개(오덕묘, 운외경, 면령기) 중 그나마 마음에 들던 것은 운외경. 에노키즈와 영감(靈感)탐정 간나즈키의 탐정승부! 나름 에노키즈의 최대 위기가 될 뻔 했으나... 아무튼 세 편 중에서 그나마 제일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있고 내용전개도 빠르고 좋은 듯? 사실 시리즈내에서 교고쿠도가 귀신이나 종교 이야기를 하면 진도가 무척 안 나가는데 여긴 비교적 그런 게 적어서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다.

 교고쿠도 시리즈에서 점점 캐릭터의 비중이 커지는 것 같아서 왠지 불길하다. 캐릭터성이 점점 강조되니 왠지 라이트노벨이 되는 것 같아서... 그래도 발매 후 즉시 구매로 이어지는 소설은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 밖에 없다. 어서 본편들이나 빨리 나왔으면...

by Yggdrasil | 2008/10/23 21:08 | 독서 | 트랙백 | 덧글(4)

망량의 상자(교고쿠 나츠히코/시미즈 아키) 1, 2













 이사하면서 모았던 만화책을 다 버린 데다가, 전반적으로 만화책에 흥미가 없어진 관계로 앞으로 만화책은 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름신의 유혹을 못 버리게 만드는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망량의 상자 코믹스판! 표지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30살이 넘는 아저씨인 교고쿠도를 너무 미형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탄식할 사람도 있겠고 열광할 사람도 있겠고... 하지만 실제 만화책 속에서는 젊어 보이는 것은 맞지만 표지 정도로 미형은 아니고 고집 세고 성격 더러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망량의 상자 영화판에서 스토리를 많이 생략하고 바꾼 점에 비해서 코믹스판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사건이 전개되는 순서나 캐릭터의 이미지가 원작에서 생각했던 것과 많이 비슷한 편이다. 영화판에서 제일 웃겼던 점이자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인 기바가 원래 이미지와는 다르게 참 촐랑댄다는 인상이었는데 여기서는 체격도 좀 있고 나름 묵직하게 생겼다는 점과, 또한 여배우 미나미 기누코가 영화판에선 상당히 아줌마스럽게 나왔던 데에 비해서 비교적 기품 있게(?)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에노키즈가 서구적인 외모를 갖추고 있다고는 해도 머리 색깔까지 바꿔버린 것은 좀 심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지금까지 읽어봤을 때 작화나 내용전개가 상당히 마음에 들며(비록 스토리는 이미 소설로 읽어 알고 있지만) 다음권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런데 망량의 상자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정식한국어판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Postscript. 2권의 겉표지를 벗겨 보면 세키구치의 얼빠진 듯한 표정을 볼 수 있다(...).

by Yggdrasil | 2008/09/27 16:58 | 만화 | 트랙백 | 덧글(4)

연기로 그린 초상(빌 S. 밸린저)

 자칫 엉뚱한 사람에게 입을 놀렸다간 나는 끝장이다.
 내 말을 누가 믿어 주겠는가?
 전부 말이 되지 않는다.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여러 번 생각하고 되씹어 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꿈도 자주 꾼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하나씩 되짚어 보지만, 곧 흐려져 버린다. 연기를 한 통 가득 담아 그걸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시카고에서 수금 대행업을 하고 있는 대니 에이프릴은 젊었을 적에 한눈에 반한 여자의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는 몇 안 되는 단서를 쥐어짜가며 그녀를 찾아나간다. 한편 그 여인은 자신의 미모를 철저히 이용해 가며 신분상승을 꾀한다. 이 두사람의 이야기가 교차 서술되는 가운데,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지난 번에 읽은 '이와 손톱'의 결말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결말의 충격이 표지에서 선전하는 것보다 좀 약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 묘한 긴장감과 박진감이 뭔가 여운을 남겨서 읽게 되었다. 일차적인 감상은 '이와 손톱'과 마찬가지로 내용 자체는 긴장감이나 스토리 진행은 재미있는데 역시 결말은 기대에 못 미쳤다. 책 표지에 적힌 충격의 결말이란 게 그다지... 하지만 결말의 충격이 덜 하긴 하지만 내용 전개 자체는 훌륭해서, 여자 잘못 만나면 X 된다...(이건 반대의 경우 - 남자 잘 못 만나면 X 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라는 교훈까지 얻게 된다. 특히나 여자가 다음 계획을 위해 지금 만나는 사람의 등골을 빼먹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역시나 묘한 여운에 아직 출간되진 않았지만 판타스틱 과월호에 실린 '기나긴 순간'도 읽어 봐야겠다.

by Yggdrasil | 2008/08/31 16:08 | 독서 | 트랙백 | 덧글(0)

방과 후(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을 매우 흥미롭게 읽은 후, 동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 나가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나에게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해주는' 작가로 인식되었다. 게다가 우리 나라에 이미 나온 책도 많고 최근에 새로 번역되는 책도 많아서 읽어야 할 책 목록에서 항상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계속 읽다보니 왠지 문체가 좀 식상해진 감도 있고 해서 "이것만 읽고 당분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읽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물론 표지가 만화스럽게 예뻐서 충동적으로 구매했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동안 바빠서 책꽂이에 꽂아만 넣고 있던 중, 그 결심(?)을 흐리고 이 책은 미처 읽기도 전에 '회랑정 살인사건'을 또 읽어버렸다. 게다가 이걸 읽고도 그 결심을 실행하지 못 하고 요즘엔 동 작가의 '백마산장 살인사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게 이 작가의 마력인가 보다; 비교적 박력이 부족한 듯한 담담한 문체나 그다지 신기할 게 없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세이카 여고의 수학교사인 마에시마는 2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자신의 바로 옆에 화분이 떨어지고, 수영장에서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코드에 감전사 당할 뻔 한다. 그러던 중 밀실이었던 학교의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주임이었던 무라하시 선생이 살해당하고, 경찰은 학교의 문제아였던 다카하라 요코를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별다른 진전없이 수사가 진행되던 중, 학교 축제의 가장행렬 중에 피에로로 분장했던 동료교사 다케이 역시 살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다케이 선생이 분장한 피에로는 원래 마에시마가 분장하기로 한 것을 바꾼 것. 운 좋게 위기를 모면했지만 사건은 여전히 풀릴 생각을 안 하는데...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범인을 제대로 맞춘 적이 없기에 "이번엔 정말 이 사람이 범인이다!"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다; 나름 별 일 아닌 듯이 지나가는 듯한 복선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주요 사건과는 별 관계도 없는 내용이었고, 그냥 부차적인 내용이었을 뿐이다; 남들은 추리소설을 읽으면 범인이 뻔히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언제쯤 그런 경지에 이를 것인가... 잡설이 길었다. 각설하고, 배경설정이나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범인의 동기일수도 있고, 문제삼고자 하는 사회의 풍조일 수도 있고)는 요즘 시점에서 보면 진부하고 설득력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책이 처음 나온 게 80년대라고 생각하면 당시로서는 훌륭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최소한 평작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

 스포일 있을지도 모름.

by Yggdrasil | 2008/08/22 00:30 | 독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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